언론보도

안 쓰는 물건 기부...알뜰살뜰 사랑 나눠요_180115

관리자
2019-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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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 구세군 자선냄비는 거리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안 쓰는 물건을 기증받고 그 판매 수익금으로 이웃을 돕는 구세군 가게가 있다.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구세군 희망나누미 재활용품가게는 동네 주민에게는 좋은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는 사랑방 같은 가게로, 소외된 이웃에게는 따뜻한 사랑을 전하는 착한 가게로 쓰임 받고 있다.

한파가 몰아닥친 지난 11일 약 330㎡(100여평) 크기의 가게에 들어서자 옷가지와 신발, 장난감, 가전제품 등 가정에서 쓰는 웬만한 물건을 다 찾을 수 있었다. 새것처럼 좋아 보였지만 가격은 1000원에서 몇 만원 정도다. 모두 이웃 주민들과 기업 등이 기증한 물건이다.

이웃 주민인 강혜영(46·여)씨가 신발을 신어보며 활짝 웃었다. 필요한 물건이 있을 때마다 이곳을 먼저 찾는다는 그는 “값이 싸니 자주 들른다”며 “수익금이 좋은 곳에 쓰인다니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강씨는 집에서 쓰지 않는 대리석 식탁과 유모차, 아기 옷 등을 가게에 기증했다.

“감기 조심하라”며 따뜻한 말을 건네는 할머니에서부터 아기 옷을 찾는 젊은 새댁, 추운 날씨에 몸을 녹이러 들어온 아주머니까지 하루 80여명이 이곳을 찾는다. 이들은 물건을 사지 않더라도 이웃의 안부를 주고받으며 추위에 몸을 녹였다.

점원인 김경선(가명·54·여)씨는 손님이 필요한 물건을 못 찾을 때는 메모해 뒀다 입고되면 직접 전화해 알려주고 있다. 그는 “요즘은 젊은 엄마들이 더 알뜰하다”며 “아이 옷은 오래 입지 못하니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어린아이가 친구를 위해 써달라며 장난감을 기부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보람차다고 한다.

희망나누미는 2007년 북아현점을 시작으로 종로구와 마포구 등에 12개의 매장을 냈다. 전체 매장에서 올린 2억여원의 수익금은 모두 알코올·약물 중독인 지원과 미혼모 산전검사 및 출산 지원,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 장애인 등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사용한다. 가게 물류창고에는 알코올 중독인 등을 채용하니 이들의 재활도 돕는 셈이다.

가게는 기업과 대학교, 기관 등을 직접 찾아가 희망나눔바자회도 연다. 지난해에는 경기도 양주에 물류창고를 만들어 가구같이 큰 물건 등을 보관하기 편해졌다. 이날도 희망나누미 본부장인 곽용덕 사관은 양주 창고에서 지게차를 직접 운전하느라 바빴다.

김해경 희망나누미 기증홍보팀장은 “쓰이지 않는 물건도 이웃과 나눠 쓸 때 가치가 생긴다”며 “올해는 경기도에 매장을 늘려 이웃들이 나눔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