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이데일리] 한국인의 식문화가 녹아든 짬뽕의 무한가능성

관리자
2019-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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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食문화가 녹아든 짬뽕의 무한 가능성

입력 : 2009.12.11 19:33

[이데일리 EFN 송우영 객원기자]  짬뽕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설이 있으나 19세기 말 일본 나가사키에서 중국인 요리사가 가난한 중국 유학생들을 위해 채소와 고기를 볶아 진한 육수와 중화면을 넣고 끓여 낸 것을 시작으로 보는 나가사키 유래설에 비중이 실려있다.

그러나 진한 국물의 라멘과 비슷한 나가사키 짬뽕은 우리나라에서 먹는 얼큰한 짬뽕과는 차이가 있다. 얼큰한 국물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좋아한다.

게다가 짬뽕은 어떠한 해산물과도 잘 어울리기 때문에 기본적인 삼선짬뽕부터 굴짬뽕, 꼬막짬뽕, 바지락짬뽕, 홍합짬뽕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 차별화 하여 업소만의 독특한 메뉴로 고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있는 메뉴다.

불황일수록 더 푸짐하게, 홍합짬뽕 <만리성> 

◇ 하루 홍합 사용량만 400kg 

서울 중구 순화동 중앙일보빌딩 맞은편 골목에 위치한 중국음식점 <만리성>은 상호보다 ‘홍합짬뽕집’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이곳 이진강 대표는 창동에서 중국음식 배달점으로 시작하여 한국일보사 앞에서 13년, 지금 이 자리에서 7년째 중국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다.

하루에 사용하는 홍합의 양만 약 400kg. 점심에는 고객들이 너무 많아서 2년 전부터 저녁 5시까지는 선불로 계산을 하고 있을 정도다.

“수많은 중국집이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중국집이 비슷한 메뉴를 팔고 있어 막상 중국음식을 먹으러가자는 말에 딱히 떠오르는 곳이 없다” 남과 비슷한 음식을 팔아서는 성공하기 어렵다고 말하는 이 대표는 18년 전 한국일보사 앞에서 중국집을 하면서 나만의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홍합짬뽕을 개발하게 되었다.

처음부터 고객들의 반응이 좋았던 것은 아니다. 일반짬뽕과 삼선짬뽕, 그리고 홍합짬뽕이 그 메뉴였는데 대부분 고객들은 일반짬뽕과 삼선짬뽕만 시켰다. “홍합짬뽕을 보고 ‘저게 무슨 짬뽕이냐? 엉터리다’는 말도 들었다.”

그래도 그는 홍합짬뽕에 대한 자신감으로 버텼다. 홍합짬뽕을 특화하기 위해 7년 전 지금의 자리에 오면서 과감하게 일반 짬뽕과 삼선짬뽕메뉴를 없앴다. 고객들은 짬뽕을 먹으러 들렀다가 홍합짬뽕밖에 없다는 말에 그냥 나가버리기도 했다.

◇ 15년간 외면 받은 홍합짬뽕 

화교인 이 대표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중국집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고등학교 3학년을 그렇게 벌어 졸업했다. 중국집 사장이 그의 목표였다. 졸업과 동시에 호텔 중국음식점에 들어갔다.

그렇게 배우고 모은 돈으로 중국집 사장이 되었다. 배운 대로 나와서 만든 메뉴는 대중적이지 않았다. 너무 고급 중식이었던 것. 살아남기 위해 메뉴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여느 중국집과 비슷한 음식이 아닌,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메뉴의 개발이 필요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쉬는 날은 잘 한다고 소문난 음식점에 가기도 하지만 뇌리에 박혀 떠오르는 곳이 없었다.

2005년 7월 SBS 아침프로그램에 3분 방영되었다. 사람들은 홍합이 산더미처럼 쌓인 홍합짬뽕에 당황했고 문의가 들어왔지만 매출이 조금 오른 정도였다.

이듬해 2월 SBS 저녁프로그램에 15분이 나갔다. 하루 30그릇이 나갈까말까 했던 홍합짬뽕이 많게는 300그릇이 팔리기 시작했다.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홍합짬뽕 한 그릇이 팔릴 때마다 100원씩 적립해 불우이웃돕기를 시작했다.

17년간 외국인 고객들이 주고 간 팁을 구세군 희망나누미에 기부했다. 어렵게 학교 다니던 시절을 떠올리며 화교 초·중·고교에 책과 장난감, 기물 등도 기증했다.

◇ 홍합짬뽕 한 그릇에 100원 기부로 사회환원 

<만리성>의 홍합짬뽕이 대박메뉴가 된 것에는 TV방송의 영향이 없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음식의 맛과 이곳만의 경쟁력이 없었더라면 홍합짬뽕은 금방 사그라지는 유행에 그치지 않았을 것이다.
제철 채소와 해물로 내는 국물은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진하고 든든하다. 지금이야 사용량이 많아 국내산 홍합을 받아쓰지만 10여 년간 이 대표는 매일 새벽 가락시장에 가서 국내산 살아있는 홍합을 일일이 하나하나 골라 사왔다.

‘경제가 어렵다’는 뉴스가 나오면 오히려 더 푸짐하게 홍합을 얹는다. 18년간 유지했던 가격도 올해 3월에야 6000원으로 올렸다.

그의 사전에는‘원래’가 없다. ‘원래는 이렇게 해야 한다’는 한계를 두지 않았다. 홍합짬뽕도 그렇게 해서 탄생했다. 많은 사람들이 오랜 시간 엉터리라 비꼬았지만 끝까지 밀고 나갔다.

맛있는 홍합짬뽕을 위해 배달매출도 포기 했다. 지금은 수많은 중국집에서 홍합짬뽕을 흉내 내고 있다. 그래도 그는 행복해 하는 눈치다. “다른 곳에도 만리성이 있고, 홍합짬뽕을 파는데 체인점이냐고 묻는 고객들이 많다.

특허를 내지 그러냐는 조언도 많이 한다. 그러나 그것은 내 관심사가 아니다. 대신 누구나 홍합짬뽕을 팔아 한 그릇에 조금씩 기부를 하면 좋겠다.”

DATA 주소 서울시 중구 순화동 6-14 전화 (02)771-8276

[ 도움말 : 월간 외식경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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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EFN 객원기자 adevent@